여행 이야기

독일인이 집을 짓는 방식 - 베르니게로데, 크베들린부르크

이마마 2016. 6. 28. 22:03

베를린과 드레스덴을 거점으로  예전에 동독지역이었던 곳을 여행하였다.

이 두 도시나 라이프치히처럼 뻔한 볼거리나 일반적인 유럽의 도시에서 나는 겉돌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

더구나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후라서 웬만한 것에 시큰둥도 안하거니와 몹시 피곤하고 힘들기도 했으니...

수없이 많은 무슨무슨 부르크를 지나가며 베르니게로데에 도착했다.

시공사 독일 여행책의 표지 모델인 시청사를 보기 위해서였다.

베르니게로데와 크베들린부르크는 엇비슷한 중세도시로 독일식 목조 건물을 볼 수 있는 작은 도시들이다.

독일 여행은 대부분 마르크트 광장을 중심으로 시청사, 교회 구경이면 끝이라고 생각해 왔다. 사실 그렇다.

사람들은 '동화같은' '아기자기한'등으로 독일식 건축물을 표현하곤 한다.

나는 독일인들이 그렇게 집을 지은 이유를 추측해보려고, 아무 지식도 상식도 없이 그냥 골몰해 보았다.

아무래도 독일, 독일인에 대한 선입견, 편견등이 작용했고 그것이 호의쪽이 아니기에 섯부른 얘기는 오히려 망신이다.  

  그래서 그냥 "아, 독일 사람들은 이렇게 집을 지었구나"하고  감탄하며 걸었다.어떤 의미로든.


베르니게로데 시청사   

질서와 균형, 완벽함과 견고함, 빈틈없는 성실함, 엄격과 순진함을 느끼고 ...

그리고 나도 결국엔 별 수 없이 아기자기하고, 동화같다고 ,예쁘다고 표현한다.






목재 구조재를 사용하고 그것을 밖으로 노출시켜서 견고하면서도 독특한 무늬를 표현했는데

그 규칙적이고  연속적인, 딱 맞아떨어지는 모양이 퍽 독일스럽다.










지붕의 경사를 가파르게 하고 다락 공간을 두세층씩 확보하여 창을 내는 방식이 많았다.

창의 모양도 여러가지인데 그 중에서  눈동자같이 보였던 창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를 감시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무단 횡단을 하는지, 쓰레기를 버리는지, 주차를 잘못하는지...

계속해서 내가 뭘 잘못한거나 없는지 신경이 곤두서있던 여행 중의 스트레스가 그렇게 보게 한 것 같다.

물론 스스로 괜히 만든 결벽증과 자존심이 지레 방어적으로 못나게 군 것에 불과할테지만.

하여튼 독일은 편안한 여행지는 아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럼에도 풍요롭고 평온하게 펼쳐진 초록 들판을 보면서 시속 170km로 아우토반을 달리던 기분도 독일에서만!

밀이나 유채같이 보이는 풍성한 들판은 너무나 아름답고 상쾌하며 넉넉함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