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는 북위 66도까지 위치해 있고 북부는 북극해를 앞에두고 있다.
가장 추운곳,그래서 거대한 빙하지대를 품고 있을 법한데, 그런데 끓고 있었다. 지열지대이다.
에일스타디르에서 아퀴레일리까지 가는 동안 크라플라 화산지대, 디문보르기르 용암지대,
흐벨리르 간헐천, 지열발전소,뮈바튼 야외 온천 등 온통 유황 냄새를 강하게 풍기며 끓어오르거나
오래전에 휩쓸고 간 불과 용암의 맹렬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열지대를 지나 아이슬란드의 북쪽 지역으로 바다를 만날 때까지 계속 올라가 북극해를 마주할 때는 다시 차갑게 식어있었다.
바다는 잔잔했지만 내 마음속의 그 의미 때문에 찬란하게 빛나보였다.
외로워 보이는 시글루피요르드 마을엔 차 한대 지나지 않고 산 위의 교회조차 그림같았지만,
유치원엔 아이들이 미끄럼틀과 시소를 타며 놀고, 그렇게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섬보다 외로운 반도 - 서쪽 끝 스나이펠트네스 반도
간절히 뻗은 가는 손가락같은 모습으로 바다로 향한 좁은 땅으로 가는 길은 험했다.
비포장 도로, 심한 비바람과 짙은 안개, 차도 집도 사람도 없는 적막한 길과 비어가는 자동차의 연료
그러나 그곳은 역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어디서도 다시 만날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바람이 너무 심하여 파도가 삼킬 듯이 달려들던 해변과 그 바람의 방향이 반대로 불어 바다가 뒤로 밀려가던 해변.
블루와 그레이를 절묘하게 섞어 우울하게 가라앉은 하늘, 용암지대와 빙하 ,어촌과 항구, 양과 말이 있던 들판이
황량함 사이로 언뜻언뜻 나타나던 서쪽 끝 스나이펠트네스 반도를 지나서 다시 출발점인 레이캬비크로 향했다.
레이캬비크로 돌아오는 길에는 그동안 보고 왔던 풍경들을 복습시켜 주는 것처럼 다시 폭포와 지열지대가 있었고
살면서 흔히 보지 못한, 그러나 매우 아이슬란드다운 도로들을 달려서 무사히 원점으로 귀환했다.
2,800km의 먼 여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 뿌듯한 자부심과 자신감 그리고 행복한 마음으로 링로드 일주를 마쳤음을 감사했다.
아이슬란드는 참으로 다양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었고
그 자연은 젊음의 모습으로, 혼돈과 정열로 뒤채는 모습으로 내겐 느껴졌다.
잘 가꿔진, 세련되게 다듬어진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날 것'의 세상이 나는 언제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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