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 인형을 만들 때부터도 유난히 토끼에 애착을 가졌는데 니트 인형을 해도 토끼 사랑은 그대로다.
그중에도 무심,시크한 표정의 슈크레 토끼.
완제품을 사는 건 내게 아무 의미가 없고, 내가 원하는 건 < 만들기>였기에 도안을 찾으려고 애를 썼다.
천으로는 그저그저 비슷하게 흉내를 냈지만 이번에 만든 코바늘 인형은 대실패였다.
도안만 구입하면 좋겠는데 diy 패키지로 팔고 있어서..에이 저 정도는 왠지 그냥도 할 수 있겠다고 건방을 떨었다.
대강 늘이고, 줄이고. 나는 프로가 아니다. 어디서 배우지도 않았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선생으로 모시고
'혼자서도 잘해요' '뭐 굳이 누구에게 배울 것까지' 그런 '오만자만기고만장'을 확 부셔준 토끼다.
도안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도안을 만드는 사람도 대단하다. 나는 아직 어림도 없다.
"쟤는 왜 얼굴이 저모양이냐.. 슈크레 망신은 다 시키고 있네."
"어디 얼굴 좀 비교해보자. 내가 정말 못생긴 거니?"
"그냥 괜찮구만그랴~" "아무래도 모냥 빠지잖아" "잉잉잉"
하라는대로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주관적으로 창작을 하지도 못하니 저런 어정쩡한 모습이 되는구나.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갑자기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
잘 만들어진 인형을 보면 내가 갑자기 대단한 사람인양 우쭐대다가
실패한 작품을 보면 풀이 죽는, 이 기분의 널뛰기가 반복된다.
분명한 사실은 '나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고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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