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엄마는 직접 옷을 만들어 입혀주시곤 했다.
그래서 우리 자매는 같은 원피스를 입었고, 엄마와 셋이 똑같은 잠옷을 입고 자기도 했다.
나도 아이들이 어릴땐 똑같은 옷을 사서 입히기도 했고, 아빠까지 세남자가 비슷한 잠옷을 입게도 했다.
커플링, 커플티, 커플 운동화....너와 나 같이 하는 기분은 그러니까 사랑이다.
조금은 유치하더러도, 약간은 쑥스럽더라도 너와 나 사랑한다는 것을 자랑하고픈 것이다.
나랑 함께 들어줄래?
확실한 나의 취향이 보이는 이 코스모 원단의 품명은 Wonder forest.
산 옆에 살면서 '고요한 숲 속'이라는 말은 정확히 다 맞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됐다.
산 속은 때론 바쁘고 소란스럽다.
새소리, 꿩소리, 고라니 고함소리, 딱따구리 골 멍드는 소리, 나무와 바람의 몸부대낌 소리...
싹이 틀 때도, 잎이 자랄 때도, 꽃이 필 때도 느껴지는 치열한 생명의 아우성같은 에너지.
내가 느끼고 있는 이런 것들과 경이로운 숲이라는 이 원단의 작명이 정말 딱 맞아들었다.
배경색을 블랙으로 선택한 것도 내가 갖고 있는 좋은 숲의 이미지가 검은 숲이기 때문이다.
원단 디자이너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와 공감한다는 풍족한 느낌은 충분히 기분 좋다.
그래서 원단을 또 사서, 내가 주고 싶은 사람을 골라보며 작업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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