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다. 참 곱다.
94세 할머니의 쪽진 머리는 감동적일 만큼 아름다웠다.
82세인 이 할머니의 풍성하고 깔끔한 머리결은 세상 가장 예쁜 파뿌리.
.
동네 산책길에 두 분의 뒷모습을 보고 너무나 고와서 한참을 보고있다 돌아섰다.
또 한참을 걷다 다시 돌아갔다.
정정하고 깔끔한 모습에 감탄하며 손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릴 적 외할머니가 새벽 어둠 속에서 참빗으로 머리를 빗고 쪽진머리를 하는 모습을 구경삼곤 했었다.
빛도 없이, 거울도 없이 반듯하고 능숙하게 틀어올리는게 신기했다.
결국 할머니는 머리를 짧게 자르셨다. 굴레를 벗으신 듯 시원하고 편해 하셨었다.
할머니들께 머리를 자르고 파마를 하고 싶지 않으셨냐고 물었더니
그저 미련하게 살았노라 하신다.
나는 지금의 이 모습이 너무나 예쁘다고 수없이 말해드렸다.
나는 저 나이가 되면 어떤 머리 모양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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