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만들기

스토리를 담은 가방 - 가방만들기 8

이마마 2016. 5. 3. 15:06



언젠가부터 원단을 고르는 나를 의식적으로 보니

나는 계속 천 속에서, 그  무늬에서  어떤 이야기를 찾고, 지어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예쁘고 멋있는 것과는 거리가 생기고, 가방의 모양도 한정되곤 한다.

그래도 그렇게 되는 걸 어찌할 수가 없다.

소설 책을 사는 것도 아닌데.. 나는 계속 이야기를 담고 싶어 천의 무늬에서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이 가방의 제목은  <This is the city life>







빵과 커피가 실제로 구수함을 풍기며 진짜로 나를 유혹한 이 원단은 처음부터 무조건 좋았다.

빵과 커피는 근본적인 것으로부터 사치스러움까지 모든 것을 간직한 것들이다.

Hand Made 가죽 라벨을 부착해서 기분도 돋구어주고..





규칙적인 듯  아닌 듯 , 복잡한 듯  심플한  듯, 화려한 듯  차분한 듯, 매력이 오묘하다. 


만드는 내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패스트 푸드 ...<도시인>에서 힌트를 얻은  This is the city life.

  가고없는데..신해철의 노래가 요즘엔 아! 그렇구나, 그랬었구나 하고 다시 들린다.

빵과 커피, 빽빽한 자동차가 들어찬 숨막힘도  좋든 싫든 떼어낼 수 없는 친근함으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앞 뒤를 다르게 해서 이야기를 담고 싶은 시도는 이번이 세번째이다.

물론 해보니 보기는 별로라는 결론을 내렸다.

가방은 가방일 뿐 이야기 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워낙 밤에 잠을 날려가며 떠오른 생각이라 실행하기로 했다.

처음엔  <그곳 - 빠리 > 라는 이름으로 빠리의 명소가 앞, 카페에서의 아침식사가 뒤.

두번째는 <삶과 쉼>으로 자동차가 앞, 북유럽 밤의 숲이 뒤 - 이건 나름 무릎을 친 생각이었건만 실제로 완성은 못했다.

 그리고 이 세번째 작품을 끝으로 나의 야심찬 시도를 살며시 접어야겠다.

누구에게 줄 생각만 안하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성공적이지 않아도 내가 생각한 바를 해보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