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나 지나버린 여행을 기억해보려니 가물가물 흐려진 느낌과 무뎌진 감정이 아쉬움을 준다.
게으르고 망설이며 놓쳐버린 것들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하지만 지금이라도.더 늦기전에 시작하자.
인도는 이렇더라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복합적이었다. 뉴델리 공항에서 Incredible India라는 홍보 문구를
보았는데, 여러의미에서 그말에 동의한다. 엄청난, 놀라운, 믿을 수없는,이런 사전적인 뜻이 좋고 싫고 양쪽으로
다 적용되었다.법정 스님은 저서 [인도 기행]에서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삶의 양식을 배웠고 인내심을 찾았고
인간의 삶과 죽음이란 원초적인 물음에 마주선다고 쓰셨다.스님이 난감해하시고,심란해 하심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다.
인도에 매료되거나 고개를 내젓거나 하는 여행자들.
질색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명료하다. 우선 더럽고 무질서하고 열악하고 덥고 속이고 시끄럽고 먼지, 매연 가득하고
가난하고 비위생적이고 위험하고 냄새나고 ...나쁘고 짜증스럽게 보자면 끝도 없겠다.물론 오물이 가득한 거리,거적같은 움막
똥오줌 천지인 선로, 대합실에 건물 모퉁이에 드러누운 사람들, 빠~~~~앙 끊임없는 경적소리.사람, 릭샤,자동차,소들이 엉킨 도로는
차선이고 뭐고 없고..돈과 시간들여 여기 왜왔나 싶기도 하겠다.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끔직도 하다.
그러나 인도에 매료되는 사람들도 많다. 참 많은 것을 깨우치고, 변화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왜! 무엇이!!어떤것이!!!
타지마할은 아름다웠다. 나는 오직 한마디 "오! 타지마할"이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외에 그들은 많은 아름답고 웅장하고 예술적으로 뛰어난 성과 기념물과 건축물들도 보여주었다.
카쥬라호같은 대담하고 민망한 사원도 볼거리이다.그러나 눈길을 끌지언정 그것들이 마음과 영혼을 잡는 건 아닐거다.
보고 싶어하던 것을 찾아다니며 보았고,그러면서 보게되는 열악한 모습들을 보았다. 많은 여행은 대부분 거기에서 끝난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주는 것`이 있었다.여행자가 보려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들이 일부러 보여주고자 안했더라도.
갠지스 강, 바라나시,종교,인간 정신의 무서움이 인도에는 있었다. 천연덕스럽고 뻔뻔한 달관의 모습으로 남루하고 담담하게.
영혼의 도시,죽음을 기꺼이 기다리는 도시, 갠지스 강이 흐르는 힌두교인의 순례지 바라나시를 기억해보자.
강은 적당히 넓었고,탁했다. 내 시야가 미치는 저 끝에는 화장장이 밤낮으로 불타고 있었고,다가가 주검을 보기도 했다.
북적대는 중앙에는 사람들이 강으로 뛰어들어 환희에 젖어있었다. 사리로 몸을 감은 여자도. 윗옷을 벗은 남자도, 아이들도
심지어는 홀딱벗는 수행자같은 노인도 있었다. 그 사이로 우리와 같은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그들을 [ 구경]하고
좀 더 먼 곳에서는 빨래터가 형성되어 세탁소의 작업장이 되어있었다.강가 옆으로난 골목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구멍같은
집들이 이어져 있는데 요기나 혹은 거의 시체같은 사람들이 붉고 회색의 얼굴로 누워있거나 기대어 있었다.
누구에게는 성지이고 누구에게는 지옥과 같은 곳,거기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인도에 끌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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