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을 만든지 1년이 되었다.
믿을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의 기울임,몰두와 집착의 경험을 했던 1년이었다.
나는 이 하찮거나,별 볼 일 없는 일일 수도 있는 작업을 통해 많은 의미들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묻혀지고 잊혀졌던 것들을 기억속에서 끄집어냈고, 나를 순수하며 진지하고 단순하게 만들기도 했다.
생일을 맞아 내 선물로 공주님을 만들어 보았다.
Happy birthday to me.
뜨개질로 떠서 만든 백설공주
이런걸 역작, 노작이라 해야하나..한마디로 죽을 뻔 한 작품이다.
어릴 때 몇 번 떠 본 게 전부인 대바늘 뜨개질을 어쩌자고 무턱대고 시작했는지.
손녀가 만들어 달래도 다시는 못 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인형의 사진을 보자마자 홀딱 반해서 나도 어쩔 수가 없이 용감해졌었다.
아이들 어렸을 때 읽어주던 디즈니 동화책 속에서 본 바로 그 백설공주님과 똑같다. 내 눈엔.
너무나 예뻐서 요기조기 사진을 찍었다.
아마 나는 25년전, 아이들과 동화책을 보던 그때를 지금과 혼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도 이 인형이 예쁠까?
치마를 뜨기 전의 모습 -당장 풋볼 경기라도 나갈 듯한 기세의 공주님
공주님의 열두폭 치마 - 인고의 세월~~
꼭 1년 전에도 첫 인형을 만들어 나의 생일 선물이라 했었다. 바로 이 아이 단발 머리 언니!
단발머리 언니와 땡이 오빠
1년을 돌아보니 인형들은 굉장히 다양한 모습들을 하고 있다.
참으로 지치지 않고 흥미로운 모습들을 찾아내고, 만들고,또 생각해내려 했었구나.
침침해오는 눈으로, 굳어가는 어깨로,쑤시는 손가락 관절로..나를 소모하며(ㅋㅋ) 아주 잘 살았다.기쁘고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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