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모로코 - 오! 사하라

이마마 2018. 3. 16. 16:45


누구나 사막에 대한 동경과 환상이 있을까....

더욱이 그것이 사하라라면.

가까울 땐 날카로운 직선과 멀리 보면 부드러운 곡선.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정적. 

바람에 흔들려 남겨진 흔적을 지우고  냉정히 새 모습으로 변화하는 거대한 모래산.

붉고 부드러우며 차가웠다가 뜨거워지고  끝없이 스러지면서 끄떡없는 미세한 모래.

한없는 감상에 젖은들 어찌하겠는가...사하라인데.




낙타를 타고 지는 해를 보고.



바람이 그린 물결.



사하라의 일출



내가 거기 있었음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그날 사하라는 내게 모든 것을 보도록 허락해 주었다.

오후에 도착해서 낙타를 타고 사막 가운데로 들어가서 머물고, 석양을 바라봤다.

한밤중에 별을 찾아 들락거리다 새벽녘에 탄성을 자아내는 별을 보았다.

아예 누워서 별이 지는 걸 기다리는데 새벽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사막안에서도 들려왔다.

이슬람권에선 알람이 필요없다. 새벽 5시면 알라~~가 성스럽고 성실하게 깨워준다.

밤과 새벽은 유난히 고요해서 별과 해가 떠오르는 소리가 들릴 것 같았다.

그러나 아침을 지나며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으로 모래 폭풍까지 보여주었다.

조금 멀리 혼자 걸어나갔던 나는 입 속까지 모래를 담고서 사막 바람의 무서움을 느꼈다.

그날 들어오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하던데 그들은 사막 체험의 어떤 것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오랜동안 열망하고 먼 길을 참으며 찾아와도 언제나 뜻대로 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감사한 일이다.

유명한 곳일수록, 열망했던 곳일수록 막상 가서는 좀 허망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도, 우리 일행들도 그리고 사하라도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의 탓인가.

자연은 처음부터 거기 그대로이다.

다만 인간이 느낌과 말과 사진과 상상과 기대를 가지고 제 멋대로 환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가서, 거기 가서, 바라보고  바로 봄이 환상을 깨는 일이 아니라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니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