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전시회를 보고, 그 화려한 색감에 취한 기분으로 동대문 옷시장을 돌아보다
생전 사보지 못한, 결국 입지 못한 핑크빛 옷을 사온 때도 수년전의 봄날이었다.
욕심껏 머리에 꽃을 올린 여자들의 그 강렬한 느낌이 나를 많이도 홀렸었나보다.
니팅돌 카페에서 본 봄마녀의 모습에도 단박에 반해서, 그러나 이미 절판되어 영국에서도 구할 수 없는 패턴이고
패턴을 가진 분께 공유를 사정해도 거절하니... 마음을 접으려 애쓰다 그냥 무작정 흉내내 보기로 했다.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내가 가진 패턴을 응용하면서, 창작을 더해가며... 물론 원작보다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나만의 봄마녀님을 올해의 봄인형으로 정한다.
옷으로는 새싹과 새잎을 표현하고, 모자엔 온갖 봄꽃을 피워놓은 상큼한 봄마녀.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기어코 하고야 만, 오랫만에 고집 비슷한 열정을 느껴보았다.
그래서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무척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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